바람에 관한 기억

from [소근소근] 2008/07/03 17:36


마라더니 비는 내리지도 않고 굽굽한 날씨만 계속이더니 세차게 비가 내린 후 공기가 한결 산뜻해졌다.
  끈적하게 불던 바람은 어느덧 시원하게 느껴지고 그러다 문득 아주 우습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.

아마 그때도 장마 기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. 잠시 비가 주춤한 사이 쨍~하게 해가 나던 날...
바람은 참 많이 불던 맑던 날
회사에 반차를 내고 주말이 아닌 평일 낮에 홍대를 거닐 수 있다는 것에 잔뜩 신이 났었더랬다.
그날은 옷차림도 샤방샤방- 했으니 더더욱 기분은 한껏 업~되어 있을 수 밖에..

 :: 여기서 잠깐 그날의 옷차림을 설명하자면
    프릴이 장식된 면 블라우스에 360도로 펼쳐지는 무릎길이의 하늘하늘한 플레어 스커트

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다 예쁜 가게들 구경이나 하자며 나섰다.
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며 친구와 '와- 저거 괜찮네, 어머- 저것도 예쁘다-' 무한 외쳐가며
신나게 돌아다니고 있었는데..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. 옷 사이로 스며든 바람이 땀을 식혀주어 기분이 좋다.
찰나였다. 순간적으로 정말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건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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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 시원하다고 느낄 찰나 갑자기 부풀어 오르던 치마;  >0<
순간적으로 너무 놀라서 치마를 부여잡느라 가방은 저멀리 날아가고..  이 몹쓸 치마 같으니!!!
옆에 있던 친구는 아주 깔깔대고 난리가 났네..(그리도 즐겁더냐~~)
길거리가 비교적 한산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저만치서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던 남자 둘 ㅡ_ㅡ;;
서..설마.. 다 본 건 아니겠;;;;;; ㅠ_ㅠ
내팽개쳐진 가방을 재빨리 챙겨서 혹여나 다시 또 바람이 불까 온 신경 다 곤두세우고
그 후로도 몇 번을 그렇게 치마 부여잡고 주저앉기를 해야만 했다.
지나가는 사람들은 '쟤 머야? ㅡ_ㅡ' 란 표정으로 쳐다보고.. 난 거의 실성 직전까지 갔다.
집에 돌아오니 온몸은 식은땀으로 범벅

그 이후로 그 치마는 영영 옷장 깊숙히 안보이는 곳으로 유배되었다지...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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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같이 바람 심하게 부는 날이면.. 꼭 이상하게 치마를 입고 있는 몹쓸 징크스;
덕분에 절대! 밖에는 못 나간다며 사장님의 심부름 마저 대차게 거절해주시는 간 큰 직원;;